한국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한국사의 올바른 체계를 세우고, 아울러 한국사로 하여금 세계사의 일환으로써 그 정당한 위치를 차지하게끔 한다는 일은 한국사학도의 임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. 그것은 어느 누가 우리에게 부과시킨 임무인 것이 아니라 우리 한국사학도 스스로가 짊어지고 나선 과업인 것입니다.

해방 이래 우리 한국사학도들은 비록 지지하기는 하였으나 그 나름으로 무겁고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 왔고, 또 현재도 전진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.

그러나 오늘날 한국사 및 국학연구에 대한 관심이 점증되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연구가 반드시 만족할 만한 것이었다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. 우리의 한국사연구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좀더 전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바입니다. 오늘날 제외국의 학자들이 높은 수준의 방법론으로써 한국에 관한 역사적인 연구에 종사하고 또 활기를 띠고 있음을 생각하면 더욱 더 그러한 바가 있습니다.

해방전후를 통하여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학도들에 의한 하나의 통합적인 연구기관이 독자적으로 설립된 일이 없었다는 사실에, 그리고 여기에는 모름지기 한국사학의 성립과 발전에 역사적 한계성이 내포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더 이상 무관심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믿습니다. 그러므로 우리 한국사학도들은 이제 보다 더 긴밀한 학문적인 유대를 맺어 계획적이고 협동적인 노력을 통하여 한국사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필해야할 시기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믿어마지 않습니다. 우리가 한국사연구회의 창립을 서두르는 소이는 실로 여기에 있습니다.

1967년 12월 16일(토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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